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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진강- 동학혁명의 4대 격전지, 전남 장흥 탐진강 석대들의 함성을 소설로 만나다!~ 이판식 작가 재미있는 역사 소설~

좋은책 찾아~ 2025. 3. 14.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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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계사년(1893년) 겨울, 부용산에 오른 장흥접주 이방언 일행의 모습을 묘사하며 시작한다. 이곳에서 이방언 장군은 한 해 전, 장흥 유림의 동문록에서 삭적된 아픈 기억을 떠올린다.

“자네도 알다시피 공자님께서 무어라 하셨는가? 정치라는 것이 식량을 풍족하게 하고 군비를 넉넉히 하며 백성들의 믿음을 얻는 것이라 하지 않았는가? 그란디, 조선에 들어온 주자학은 백성들이 먹고사는 것에는 관심이 없고 그 알량한 이(理)가 중허냐 기(氣)가 중허냐 하는 명분론에만 빠져서 당파싸움만 일삼다 보니 이 지경이 된 것이 아닌가 말이여?”

그렇게 유림에서 쫓겨나기를 불사하면서도 동학을 지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인 이방언 장군은 이듬해 갑오년(1894년)을 맞아 다양한 신분과 배경의 사람들과 인연을 맺으며 동학혁명 4대 격전지 중 하나인 장흥 석대들 전투를 지휘하게 된다. 그리고 그해 겨울, 최소 삼천여 명이 넘는 수많은 동학농민군과 함께 장렬히 산화했다. 15년 뒤 조선은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고 장흥 지역은 동학농민항쟁에 대한 처절한 보복으로 인해 기미년 만세운동 당시 유일하게 만세를 부르지 못하는 지역이 되었다.
명문가의 후손으로 뛰어난 학식을 겸비했던 이방언 장군이 어떤 계기와 고민을 통해 동학에 투신하며 장흥부 대접주가 되었고 그와 함께한 사람들의 생각과 그들이 바라본 당시 사회의 모습은 어땠는지, 그리고 이들이 결국 꿈꾸었던 세상의 정체는 어떤 것이었는지, 소설을 읽다 보면 그 한 사람 한 사람의 생애와 고뇌가 13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생생하게 느껴져 앉은 자세를 바로잡게 하고 숙연한 마음으로 지금 우리 사회를 바라보게 한다. 남도 끝자락 탐진강 석대들에서 쓰러져 가는 조선을 지키고자 죽창을 들고 일어섰던 3만여 동학농민군들의 함성과 숭고한 정신은 후세를 사는 지금의 우리에게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큰 울림을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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