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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고기- 시대가 흘러도 변할 수 없는 아버지의 사랑이 다시 오다~ MZ 세대를 위한 감동의 소중한 시간 갖기~ 300만부 베스트셀러~ 영상확인

좋은책 찾아~ 2023. 5. 22. 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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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www.youtube.com/watch?v=icFT6cVlCQQ



백혈병에 걸렸습니다. 아빠는 무슨 병인지 말해주지 않았어요. 단 한번도. 앞으로도 그럴 게 뻔해요. 우리 병실에는 온통 백혈병과, 백혈병 사촌인 재활불량성빈혈 환자들만 있어요. 알고 싶지 않아도 저절로 알게 된답니다. 백혈병이 얼마나 끔찍한 병인지도요. 나는 키가 작은 편예요. 백혈병에 걸린 2년 동안 다른 애들은 쑥쑥 자랐지만 나는 그대로랍니다. 백혈병이 내 키를 나무 기둥에 쾅쾅 못 박아둔 거죠. 또 백혈병은 심술쟁이 고양이 톰 같아요. 나는 새앙쥐 제리 꼴이고요. 아무리 도망쳐도 끈질기게 쫓아오는 고양이 톰처럼 나를 못살게 굴지요. p.13

아이가 잔뜩 허리를 뒤로 젖혔고, 아이의 오줌발에 오후의 햇살이 기겁을 하듯 튀어 올랐다. 아이와 나란히 서서 소변을 본 적이 과연 있었던가. 처음이라도 뭐 그리 대단할까.
그러나 그는 형언키 어려운 감동에 젖어 아이의 오줌발을 바라보았다.
“겁이 났어.”
“사람들이 볼까봐?”
“아니. 잠자리들이 고추를 깨물까봐.”
아이의 경쾌한 웃음소리에, 비로소 그는 가슴에 두텁게 덮여 있던 두려움과 막막함이 걷히는 느낌이었다.
떠나오길 잘했다. 참 잘했다. 입원해 있었다면 아이는 마지막 순간까지 소리 내 웃어보지 못했으리라. p132

그 모든 것이 착각이었을까. 한순간의 신기루, 꺼져가는 촛불의 마지막 휘황찬란한 발광, 혹은 운명의 심판자가 던져준 값싼 위로나 최후의 동정이었을까. 아버지의 과도한 욕망이 빚은 참혹한 결과였을까.
그는 벽에 등을 기댄 채 서서 굳게 잠긴 중환자실 철문을 노려보고 또 노려보았다. 다시는 찾지 않겠노라 다짐했던 병원에, 그것도 응급실을 거쳐 중환자실에 아이를 입원시킨 직후였다.
병원을 벗어난 지 꼭 36일 만이었다. 고작 거기까지였다. p166

당신이란 사람, 도대체 뭐하는 사람이야? 어쩌면 아이를 이 지경으로 만들어놓을 수가 있어?”
입안에 가득 침이 고입니다. 꼴깍꼴깍, 침을 삼키고 아빠의 말을 기다립니다. 이번만큼은 아빠도 화를 낼 줄 알았어요. 엄마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말예요. 아빠는
눈으로 날 바라볼 뿐이에요. 아휴, 내 입에서 저절로 한숨이 새어나옵니다. 내가 아픈 게 왜 아빠 탓이죠?
답답해요. 아빠는 마치 자신의 잘못인 것처럼 가만히 있으면 어쩌자는 건지 도대체 모르겠어요. p197

소아병동에서 이식센터로 옮겨오기 며칠 전이었어요. 그날 엄마는 말했어요. 아빠가 더 이상 병원비를 댈 수 없다고요. 빈털터리 아빠라는 건 나도 눈치 채고 있었어요. 하지만 엄마가 일부러 그런 말을 할 필요도, 해서도 안 된다고 생각했죠. 아빠는요, 엄마를 나쁘게 말한 적이 없었어요. 내가 불만을 털어놓아도 엄마는 엄마만은 사정이 있다며 이해하라고 했지요. 나는 엄마를 째려봤답니다. 아빠를 대신해서 계속, 계속. “아무 걱정하지 마. 이 엄마가 있잖아.”
엄마는 딴말을 했어요. 언제나 자기 편한 대로만 생각하는 엄마이긴 하죠. “프랑스로 가자. 이제부터는 엄마가 다움이를 돌봐줄게.”
나는 더 이상 째려보지도 못했어요. “아빠는요?”
“말했잖니, 니 아빠는 빈털터리라고.” p257

산다는 것은 고통과 직면하는 일이기도 하다. 안다. 알고 있다. 그렇다고 고통이 무리지어 올 것까지는 없다. 기어코 맞닥뜨려야 할 고통이라면 차례라도 지켜야 옳다. 죽음이 고통의 끝이라면, 적어도 어느 하나는 해결되어야 마땅하다.
죽음은 진작 손을 내밀면 잡힐 듯 가까이 있었다. 아이가 투병을 시작한 이래 줄곧 그러했다. 아이의 위태로운 행보에 동행할 수밖에 없는 삶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다.
희망이 아이를 감싸고 있다. 아이는 희망의 이름으로 소생하는 중이다. 참으로 오랜만에 그는 살아야 할 분명한 이유와 마주한 셈이다.
그러나, 아이와 무관하게 죽을 거란다.
아이가 자신을 남겨두고 홀로 가버릴까 늘 서럽고 무서웠다. 이젠 아이를 남겨두고 그 혼자 가야 한단다. p268

“그동안 견디기 힘든 일이 뭐였냐면, 우습게도 아이의 손톱을 깎는 일이었어. 손톱을 깎아줄 때마다 도리 없이 생각했어. 손톱이 자라난 만큼 아이에게 허락된 날들이 줄어들었구
나. 이렇게 손톱은 자꾸자꾸 자라나는데 넌 자꾸자꾸 죽어가고 있구나.” 296

이 세상에서 사랑하는 사람은 아빠뿐이고, 아빠가 사랑하는 사람도 나뿐이죠. 사랑하는 사람끼리는 언제까지나 함께 있어야 한다고 말한 건 바로 아빠예요. 그렇게 중요한 걸 왜 까먹은 걸까요. 내가 없어지면 아빠는 어떻게 될까요. 아빠 말대로 속이 시원할까요. 자꾸만 가시고기가 생각납니다. 새끼가시고기들이 떠난 뒤 돌 틈에 머리를 박고 죽어가는 아빠가시고기 말예요. 내가 없어지면 아빠는 슬프고 또 슬퍼서, 정말로 아빠가시고기처럼 될지도 몰라요. 만일 내가 엄마를 따라 가게 된대도 아빠가 쪼금만 슬퍼했으면 좋겠어요. 우린 언젠가 다시 만날 테니까요. p333

아들아, 그 동안 네가 이렇게 아팠구나.
아빠는 몰랐다. 네가 아프다면 아픈 줄만 알았지, 그 고통의 깊이가 어디까지인지 알지 못했다.
아들아, 네가 이다지도 크나큰 고통 속에서 그 허다한 날들을 보냈구나. 아들아, 가녀린 몸으로 그 높은 고통의 산들을 어떻게, 무슨 수로 다 넘어왔니.
아들아, 미안하다. 아빠는 미처 몰랐다. 아프면 그냥 대신 하고픈 마음이었는데, 그 마음 조차 네가 겪었을 고통 앞에서는 한없이 초라한 것이었구나. p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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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시고기 | 조창인 - 교보문고

가시고기 | 아들을 살릴 수만 있다면 내 몸을 내어주어도 좋은 가시고기 아빠의 사랑아버지의 사랑은 어떤 모습일까? 어머니의 사랑은 수없이 그려져 왔고, 공감을 불러오기에 의문이 없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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