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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정하게 이름을 불러줘요- 책에 담긴 글들을 통해 인생이란 사계절 여행 떠나기~ 유한나 저자 감성 회복 에세이~ 추천

좋은책 찾아~ 2023. 10. 30. 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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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이 바뀌는 것, 나의 삶에도 그러한 변화가 찾아오곤 했다. 때론 멈추어서 잠시 쉬라고 빨간불이 들어온다. 시간이 지나면 가던 길을 다시 걸으라며 초록불이 친절히 나를 안내한다. 때로는 대기하라며 주황불이 빨간불과 초록불의 경계에서 반짝거린다. 지금 그 경계에 서 있는 나는 숨을 고르게 쉬는 연습을 한다. 연습을 하다 보면 나의 감각이 시들지 않는 것을 느끼곤 한다. 한편으로 신호등은 항상 그 자리에서 우리에게 갈 길을 알려준다. 우리 삶이 교통사고가 나지 않도록 도와주는 규칙 자이다. 밝은 낮에도 깜깜한 밤에도 신호등이 바뀌는 미묘한 지점을 우리는 알아차려야 한다.

〈내 마음에 초록불이 켜졌어요, 마음의 신호등〉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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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엄마가 차려주신 변하지 않는 밥상처럼, 아이의 흔들리지 않는 미소처럼.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오랜만에 잡는 것처럼. 가끔 웃으며 눈물이 샘솟는 건 소중했다는 것이다. 눈물이 마르지 않았으면 좋겠다.

〈눈물이 모여 깊은 우물을 만들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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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여전히 우리는 사랑을 통해 살아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밖에 없는 존재이다. 종종 이런 사람이 되길 바래본다. 서툴지만 ‘사랑해’라고 말하고, 느리지만 ‘사랑해’라고 쓰며, 어색하지만 사랑한다고 안아주는, 그런 어색한 용기를 내는 과정에서 마음의 보폭을 넓혀가길 바라는 마음이 식질 않는다.
그렇게 난 고통이 다가올 때마다 자주 사랑을 말할 것이다.

〈아픔을 감싸 안고 갈 사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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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하고 싶다. 눈을 가리고 싶다. 귀를 닫고 싶다. 뒤돌아서고 싶다. 무뎌지고 싶다. 언제쯤 그 낯선 장면을 맘 편히 바라볼 수 있을까.

지금 내게는 그것을 마주할 수 있는 당신의 손길이 필요하다.

〈낯선 장면〉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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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나인지 모르고 내가 나를 떠나보낼 때, 아무것도 몰라 상처를 입힐 때, 울고 있는 나를 무심코 지나칠 때, 나 자신과의 작별을 고할 때 바로 그때가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이별임이 분명했다. 주기적으로 나 자신을 어딘가에 두고 올 때가 많았다. 상대방과 상황에만 치우쳐 생각하다가 나를 두고 온 것을 까마득하게 시간이 지나고서야 알았다.

〈세상에서 가장 슬픈 이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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