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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맞추어 걷습니다- 땅끝마을에서 인천까지, 서해 정복 여행기~ 이윤미 저자 여행 이야기~ 추천

좋은책 찾아~ 2024. 6. 28.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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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건 모르겠지만 공부를 너무 많이 하는 대한민국 사회에 불만이 있는 건 사실이다. 다 같이 적당히 놀고 적당히 공부하면 될 텐데, 너무 열심히 사는 통에 다 같이 사서 고생이다. _ 30p

보상제에 익숙해진 사람은 보상이 없으면 움직이지 않는다. 아이가 커가는 것에 비례해 요구도 점점 커질 텐데 그에 맞는 보상을 꾸준히 해 주는 것이 가능할까? _ 38p

나는 엄마가 되어도 철이 없어서 그랬던 줄 알았다. 그런데 지나고 보니 아이들에게 무엇을 먹는지, 어디에 가는지가 그렇게까지 중요하지 않다는 생각이 들더라. 아이들에게 더 중요한 것은 세상에서 가장 좋아하는 엄마와 함께한다는 사실이다. _ 50p

박물관에서 1시간 남짓 시간을 보내고 나왔는데 지칠 대로 지쳐 버린 딸아이가 내가 어제 했던 생각과 토씨 하나 다르지 않은 말을 내뱉는다. 각자 힘든 시간을 보내면서 상대의 마음을 이해하고 있으니 우리는 아주 의미 있는 여행을 하는 중이다. _ 76p

혼자 하고 싶은 게 많았다가도 같이 하지 못한 게 아쉬운 게 또 엄마다. 어젯밤에 나갔으면 별도 무척 많았을 텐데 그 생각을 못 했네. 기회는 아직 많으니까 앞으로 별 구경도, 해 구경도 많이 하자. _ 95p

살다 보면 노력한 것에 비해 결과가 보잘것없을 때가 있다. 우리가 무언가를 했다고 해서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아야 하는 것도 아니다. 보상이 없더라도 하고 싶은 일이 있고, 보상이 없는 줄 빤히 알면서 하는 일이 더 큰 즐거움이 되기도 한다. _ 103p

‘모두 뛰어가는데 혼자 걸으면 낙오될까?’ 하는 두려움에 남들의 속도에 맞춰 발을 움직인다. 목숨 걸어야 하는 것도 아닌데, 까짓 내 뜻대로 살면 어떤가? 우리가 우리의 인생을 잃어버리는 것은 ‘엄마’이기 때문이 아니라 어쩌면 ‘남들의 시선’ 때문일지도 모른다. _ 122p

신기한 것을 발견할 때마다 엄마에게 뛰어와 자랑하는 아이들의 얼굴에 함박꽃 같은 웃음이 피어난다. 자연은 언제나 아이들에게 가장 좋은 놀이터다. _ 155p

밖은 여전히 시끄럽지만 피곤함이라는 자장가 덕분에 모두 잠이 푹 들었다. 불평 거리가 생길 때도 여전히 감사할 일은 있다. 불편함을 감수하는 것도 여행의 일부다. 불편함을 태연하게 견디며 우리는 또 한 뼘 자란다. _161p

지난 가을의 어느 날, 딸아이는 자기 입으로 자신을 사춘기라 진단했다. 아무런 이유 없이 기분이 안 좋아서 우는 일이 종종 있었다. 예민해지고 감정 기복이 심해졌다. 아이의 유년기와 작별한다는 아쉬움과 함께 인생에서 겨우 10년밖에 되지 않는 유년기를 온전히 지켜주어 다행이라는 안도감이 들었다. 하지만 아직 나는 아이의 사춘기를 맞을 준비는 되지 않은 것 같다. 내 손으로 키운 아이가 낯설게 느껴질 때마다 당황스럽다. _ 199p

노을빛 아래에서 한참이나 산책을 즐긴 후에야 카페에 두고 온 음료 생각이 났다. 손님이 많지 않은 평일이긴 하지만 죄지은 사람처럼 눈치를 보며 살금살금 카페 안으로 들어가 앉았다. 커피는 다 식었고, 스무디는 다 녹았지만 아무도 불평하지 않는다. 추운 날 따뜻한 곳에서 일몰을 기다리고, 차가운 몸을 녹이며 쉬어갈 수 있으니 그만하면 되었다. _ 23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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