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Prqlmd2pVQ4
근심이 없었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게다가 혼란스러웠다.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나? 정립된 과학적 이론에 따르면 이건 불가능한 일이었다. 나를 키운 어머니는 영양학 전문가로, 자격증을 지닌 영양사였다. 식사는 보건기관이 권장하고 식품 피라미드가 지시하는 대로 정확히 따랐다. 이렇게 자란 내가 이 나이에 벌써 이러면 안 되었다. 모범생답게 잘해온 내가 저승 문턱으로 향하고 있었다. 충격을 받은 머리에서 경종이 울렸다. 의료계의 무언가가 크게 잘못됐다. 그동안 실컷 거짓말만 들어왔다는 건데, 진실이 궁금했다.
--- 「(의대에서) 배운 대로 하고도 저승 문턱까지 갔던 이야기」 중에서
교실 수업에서건 다른 의료인이 참가하는 학술 토론회에서건 대사 문제는 거의 거론되지 않았다. 설령 드물게 언급되더라도 대사는 단순하되 중요한 문제이지만, 질병 치료만큼 중차대한 관건은 또 아니었다. 시간을 내어 영양학을 공부해두면 좋긴 하겠지만, 영양실조 환자라도 진료실 문을 두드리지 않는 한 그런 일은 없겠다 싶었다. 내가 고혈압과 당뇨병을 겪을 때조차도 주변에 있는 모든 이와 마찬가지로 대사를 그렇게 바라보았다. 대사란 몸이 음식을 소화하고 사용하는 방식이며, 그게 전부라고 말이다.
앞서 1장에서 알츠하이머병과 심장병과 당뇨병을 언급했는데, 셋 다 대사성 질환이다. 그중 두 가지 질병의 증상이 내게 나타났는데도 그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 아니, 대사란 영양학계가 신경 쓸 일이었다. ‘진짜 의료인’인 우리는 심장병을 예방하기보다는 병이 생기면 치료하는 데 더 집중했다. 발병하기 20여 년 전부터 심장병을 다스려나간다는 생각은커녕 말이다.
--- 「신진대사 거짓말」 중에서
힐은 미국인들이 매일 100kcal씩만 에너지 균형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면 “인구 대다수의 체중 증가를 방지할 것”이라고 계산했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그가 권장한 해법은 “에너지 섭취를 줄이고 신체활동을 늘리는 습관”이었다. 곧, 적게 먹고 더 운동하라는 얘기였다. 힐은 사실 오랫동안 탄수화물, 특히 설탕을 섭취할 때 얻는 가치를 옹호해왔다. 체중을 감량하기 위한 도구라는 거였다. 타우브스는 저서에서 이렇게 그를 고발했다. “다이어트 식단에도 설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글을 심지어 제당협회 돈을 받고 썼다. 고탄수화물, 하물며 설탕 범벅인 식사가 ‘일부 인기 있는 다이어트 이론에서 주장하듯 과식 가능성을 높이기는커녕 오히려 낮출 것’이라고 가정했다.
힐이 쓴 내용은 이렇다. “당분을 섭취하면 곧 인슐린 수치가 증가하고, 그 때문에 과도하게 지방이 쌓인다는 이론은 입증되지 않았으며, 생물학적으로도 설득력이 없다.” 힐이 밝힌 이런 견해의 맥락을 온전히 이해하려면 그가 받은 자금의 출처를 한번 짚어볼 필요가 있다. 힐은 코카콜라, 크래프트, 마즈(스니커즈, 엠앤엠즈, 마즈 초코바 제조사)에서 컨설팅 비용을 받았다고 인정했다. 설탕과 탄수화물이 잔뜩 든 가공식품을 만들어 파는 회사들이다.
--- 「비만 거짓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