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f-a-YQpjwy8
어렸을 때부터 체스뿐만 아니라 브리지게임이나 보드게임, 카드게임에 빠졌던 하사비스의 경우에는 생활 자체가 몰입의 총합이었다. 특히 그 중에서도 고도의 사고력을 필요로 하는 체스가 단연 으뜸이었다고 할 수 있다.
믈론 몰입은 게임뿐만 아니라 영화를 본다든지 책을 읽을 때도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게임은 이러한 것과는 다른 차원의 몰입이다. 영화나 책의 경우 수동적으로 스토리에 이끌린다면 게임은 능동적 참여다. 자신이 직접 스토리 속으로 걸어 들어가서 스토리를 이끄는 위치에 서게 되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더욱 고양된 몰입이라고 할 수 있다. 즉 객체가 아닌 주체로서의 능동성을 가지는 것이다. _P49
하사비스가 인공지능이 도전해야 할 분야로 게임을 지목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하사비스의 삶을 보면 금방 답이 나온다. 하사비스는 어렸을 때부터 지독한 컴퓨터 게임광이었고, 15살 때부터 게임 개발에 뛰어든 이력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그가 신디케이트를 개발할 때는 NPC 간의 상호 작용을 다루는 레벨 디자인을, 그리고 블랙 앤 화이트를 개발할 때는 플레이어의 선택에 따라 성향이 바뀌는 크리쳐 등을 구현하면서 인공지능에 깊이 빠져든다.
그리고 하사비스는 게임이야말로 인공지능이 도전해야 할 첫 번째 관문이라고 본다. 그만큼 게임은 같은 게임이라도 플레이어가 어떻게 진행하느냐에 따라 경우의 수가 수시로 바뀌고, 그만큼 사전에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니기 때문이다. _P63
알파고의 정책망은 어떻게 보면 인간의 직관을 흉내 낸 것이다. 즉 정책망을 통해서 승률이 높은 경우를 추려내고, 낮은 경우는 제외한다. 여기에 기존 정책망과 새로운 정책망과의 가상대국을 통해 경기 결과를 바탕으로 가중치를 조정해서 스스로 학습하게 했다.
그 결과 현존하는 체스 세계 챔피언을 이긴 딥블루가 2억 개의 경우의 수를 고려한다면 알파고는 고작 10만 개만 고려하면 된다. 정책망을 통해서 승률이 높은 수만을 추려서 압축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마치 인간의 직관처럼 알파고도 바둑판 위의 형세를 읽고 유리한 쪽에 돌을 놓을 수 있게 되었다. _P97
하시비스는 전 생애를 통틀어 한가지 목적만을 품고 산 사람이다. 바로 사람처럼 생각하고 자발적으로 배우는 일반 인공지능(Artificial General Intelligence, AGI) 구현이 목적이었다. 그 믿음은 20년치 로드맵까지 세워 놓을 정도로 굳건하다.
그런데 그는 왜 꿈이라고 하지 않고 목적이라고 하는 것일까? 그것은 그가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삶의 모든 과정을 수단화한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즉 그는 자신의 목적이 이끄는 데로 자신의 온 몸을 던져 살았다.
꿈은 그저 꿈으로서 완성되는 것이다. 그래서 무언가가 되고자 꿈을 꾼다는 것은 꿈꾸는 자체만으로 아름다우며, 꿈은 꿈꾸는 자의 몫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하지만 무엇이 목적이다라는 말은 지극히 현실적이다. 그런 목적이 있으면 응당 수단이 뒤따르기 마련이다.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때론 희생도 해야 할 것이며, 또 수많은 도전도 필요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하사비스는 자신의 목적이 이끄는 데로 자신을 갈고 닦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_P162
객관적으로 보면 전혀 엉뚱하게 보이는 여러 과정들 뒤에서 그들은 조용히 자신의 목표를 향해 움직인다. 마치 세상 사람들에게 놀라움을 선사하기 위한 일을 꾸미듯 그들의 발걸음은 사뭇 은밀하고도 조용하다.
그리고 마침내 숨겨진 그들의 목적이 세상에 드러났을 때 우리는 그저 놀랍고 신기해 할 뿐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그들을 천재로 인정하고 그들이 만든 세상을 즐기는 것일까?
그들은 천재이기 이전에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알고 그것을 정확하게 실천한 사람일 뿐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위대함은 그처럼 평범한 원칙 속에 있다. _P1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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