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명이 길어졌다.
---「첫 문장」중에서
인생이모작을 고민하는 이는 얼마나 될까? 베이비부머를 기준으로 볼 때 대략 700만 명 정도다. 하지만 실제는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대략 1천만 명 이상은 늘 ‘은퇴형 전직’을 고민 중일 것이다. 작금은 전직이 흔한 시대이지만 은퇴형 전직은 각별하다. 실패할 경우 회복하고 반전할 만한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고로 더 신중해야 한다. 어찌하면 지나온 인생길을 잘 정리하면서도 진일보할 수 있을까?
--- p.5
이 책이 의미 있는 이유는 리틀 빅 히어로(Little Big Hero)의 역주행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세속적으로 아주 크게 성공한 사람들은 아니나, 저마다 장애물을 격파해 온 사람들의 이야기. 바로 이웃하는 사람들이니 나 자신과 같고, 새로운 경지를 열어 왔으니 인생의 멘토가 되는 사람들이다. 독자들은 삶이 던져주는 질문에 답하고, 장애를 극복하는 정신 자세와 기술에 대해 적지 않은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p.7
어려움 많죠. 가장 큰 것은 자존심 버리기입니다. 공무원은 평생 갑으로 살죠. 그러나 퇴직하면 끝입니다. 그런데 거의 모두가 이걸 못 버려요. 퇴직하면 그 변화를 수용해야 해요. 서장을 했다거나 국·과장을 했다는 것. 그 자존심부터 버려야 합니다. 그것 못 버리면 퇴직 후 친구 관계까지도 실패하죠. 가족 관계도 어려워집니다. 저는 완전히 탈바꿈했죠. 물론 저는 25년 민원 업무 보면서 민원인과 충돌 한 번 안 했을 정도로 저를 철저히 관리했지만, 퇴직 후에는 티끌 하나 남김없이 또 철저히 바꾸었어요.
--- p.20
과거에는 큰 조직, 고학력 이런 것이 능력이고 잘 사는 모델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보니 미래를 위해 공부하되 현 위치에서 역할을 다하고, 또 의리를 다하기 위해 헌신하는 사람이야말로 진짜 아닐까요.
--- p.31
흔히 직업을 선택할 때 고려하는 것이 있지요. 잘할 수 있는 것을 하느냐(A), 하고 싶은 일을 하느냐(B)입니다. 인생이모작에서는 대개 B를 택하라고 합니다. 평생 가족 건사하기 위해 내키지 않은 일도 하며 살아왔기에 이젠 B를 하라는 말이지요. 쉬엄쉬엄하라는 의미도 있지요. 그런데 저는 B를 택하면서도 A의 경지까지 끌어올리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느 시점에는 ‘한 번밖에 살지 못하는 삶인데 정말 잘해보자.’라는 생각에 압도되었습니다. 죽자고 열심히 했습니다. 건축을 공부하기 위해 다시 대학생이 되기도 했습니다.
--- p.8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