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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말 검열과 통제, 그리고 날마다 울려 퍼지는 시위의 소리가 이제는 그 끝을 향해 달려가던 시대. 대학가에서는 조용필의 뽕끼와 사랑, 그리고 이별의 노랫말이 넘치던 그 시대의 끝 무렵. 대학로와 신촌, 이대 앞, 그 언저리에 한국 블루스의 전설을 알리게 되는 그룹이 슬그머니 등장하게 된다. 故 김현식, 이정선, 한영애, 정서용, 이광조, 그리고 엄인호. 이미 언더그라운드에서는 어마어마한 명성으로 소문이 퍼졌지만, 방송가에서는 눈에 띄지 않은, 그러나 그 실력만으로 '진짜'들이 나타났다는 풍문이 널리 퍼져왔던 그때.
신촌 블루스는 그렇게 세상에 등장했다. 1988년 발매된 <그대 없는 거리>, <아쉬움>, <바람인가>, <골목길> 등으로 대변되는 1집과 2집 앨범 현재에 와서도 음악관계자들 사이에서는 걸작(傑作), 수작(秀作), 명반(名盤)이라는 칭송이 뒤따르고 있다. 1980년대를 빛냈던 아름다운 목소리의 故 김현식을 비롯하여 전설적인 기타리스트 엄인호까지. '한국의 블루스'라는 정신을 잃지 않기 위하여 그 끝없는 무게감으로 신촌블루스는 지금까지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리고 변치 않는 신촌블루스의 리더, 엄인호. 그가 지금 자신의 음악 인생을 말하기 위해 한 권의 책을 내놓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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