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미시마 유키오, 다니자키 준이치로, 시마오 도시오… 일본 문학을 대표해온 남성 작가들을 ‘페미니즘 비평’이라는 거울 앞에 세운다면 어떤 모습이 비칠까. 일본을 대표하는 페미니스트이자 젠더 연구의 개척자 우에노 지즈코와 여성의 주체성을 탐구한 소설가 도미오카 다에코, 가부장제와 여성 억압의 메커니즘을 날카롭게 비판한 심리학자 오구라 지카코가 근대문학사의 쟁쟁한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에 겁 없이 메스를 들이대고, 이를 ‘남류문학론’이라 이름 붙였다.세 여자는 남성 중심적인 텍스트로 대문호 자리를 차지한 ‘남류작가’는 물론이고 이들을 무비판적으로 떠받드는 ‘남류평론가’, 다른 목소리를 수용하지 못하는 경직된 문단까지 가차 없이 비판한다. ‘페미니즘’이나 ‘여성혐오’라는 말조차 낯설던 일본 사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