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빛 햇살이 봄을 다시 초대한다. 농부에게 있어 봄은 다시 시작하는 계절, 다시 태어남의 계절, 사계의 순환이 시초로 되돌아오는 계절. 그래서 서툴고 어설프지만, 몸과 마음이 분주하게 떠오르는 계절이다. 조금은 바쁜 계절이지만, 자연은 언제나 그렇듯 어리석은 나에게 그저 부드러운 침묵의 언어와 온화한 표정으로 나를 기다린다. 겨울이 지나고 봄이 내려앉은 나무들의 마른 가지에는 연한 연둣빛들이 방울방울 다시 매달린다.마음을 치유하며, 글을 쓰면서 지나온 삶을 돌아보다 보니, 그동안 수확한 과실을 제대로 맛본 적이 없었다. 입안에 가져가 보지 못했던 자연에서 내어주는 건강함을 이제는 조금은 더 느긋하게 음미하며, 삶을 떠올려 볼 수 있을 것도 같다. 포용과 해독, 그리고 사랑의 용기라는 꽃말을 가진 호박잎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