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맛이 매해 달라지고 품종에 따라 밥물도 다르게 잡는다. 애플수박, 골드사과, 킹스베리 등 매년 새로운 과일들이 출시돼 소비자를 유혹한다. 인기 연예인들이 TV에 나와 쇠고기의 부위별 맛과 특징을 도축업자처럼 읊는다. 해외에서 접해본 낯선 식재료가 저녁 식탁에 올라온다. 먼 곳에서 온 식재료와 우리 것을 섞어 만들어 파는 식당에 긴 줄이 이어진다. 유명 미식을 실시간으로 소비하는 시대이지만 음식의 유래를 거슬러 농업에 이르면 우리는 백지상태가 된다. 1970~1980년 한국의 도시 인구 90%는 농촌 출신이었다지만 불과 몇십 년 사이에 농촌과 농업은 오래되고 촌스러운 것이 되어버렸다. 해외에서 유래한 농업 지식은 고급 테이블 교양이지만 한국에서 일어나는 농업 이슈는 어쩐지 나와는 무관한 것 같다. 식량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