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스페인 화가 고야와 함께 한 마드리드 광장의 화형식, 톨레도 중세 골목에서 만난 돈키호테, 세비야의 정열적인 플라멩코를 담았다. 대서양을 건너 리스본의 대지진을 경험하고, 신트라의 동화 같은 궁전을 거쳐 포르투의 와인 계곡에 이르기까지,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숨은 이야기들을 찾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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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즈음 뉴스에 자주 보도된 유럽 공항의 수하물 분실 사태를 걱정했던 이모는 터키항공에서 어메니티로 받은 빨간 기내용 양말을 검은색 캐리어에 매달았다. “검정에 빨강. 눈에 확 띄는군. 음~좋아.”, “이모, 내 가방은 괜찮아요. 내가 잘 챙길게요!”라며 빨간 양말을 거절하던 조카의 모습이 생생하다. 여행 고수인 이모 말을 안 들은 조카가 나중에 후회하게 될 줄은…이때는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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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한 편에 18세기 스페인의 격정적인 역사가 담겨 있다. 1480년, 카스티야 왕국과 아라곤 왕국이 통합했다. 이사벨 1세와 페르난도 2세는 ‘가톨릭의 공동 왕’이 되어 800년 동안 이어졌던 이슬람 통치의 흔적을 지우고자 했다. 그리고 유대인을 추방하고, 가톨릭 신앙을 스페인 전역에 퍼트리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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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마스 데 마요(Dos de Mayo): 스페인어로 ‘5월 2일’을 의미한다. 1808년 5월 2일에 발생한 마드리드 시민의 봉기를 가리키며, 나폴레옹의 프랑스 군대에 대한 스페인 국민의 저항을 상징한다. 이 사건은 스페인 반도 전쟁의 중요한 전환점으로 여겨지며, 시민들이 프랑스 군대의 억압에 맞서 싸운 결과로 많은 민간인이 희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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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되자 플라자 데 산타 아나는 마법에 걸린 듯했다.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야외 음악회가 열린 거다. 광장을 둘러싼 건물과 상점에는 크리스마스 전구가 반짝인다. 군중들은 16세기 중세 시대부터 공연장인 떼아뜨르 에스파뇰 건물 정면을 바라보면서 노래를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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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레도의 화가’라 불렸던 그는 톨레도 대성당의 의뢰로 많은 작품을 남겼다. 주로 영적인 체험을 강조한 독창적이고 신비주의적인 종교화를 많이 그렸다. 당시엔 예술가들의 후원자가 바로 가톨릭교회였으니 당연하다. 대표작은 대성당에 있는 [엘 엑스폴리오 (그리스도의 옷을 벗김)]이다. 더 많은 그림은 엘 그레코의 집과 박물관에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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